기획④ 구글·MS·아마존 AI 인프라 경쟁…차세대 유리기판이 변수 될까

-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아마존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AI 데이터센터 투자를 확대하면서 전력 효율과 운영비 절감, 투자 수익성 확보가 핵심 경쟁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 AI 반도체 기술 경쟁도 GPU 성능과 칩 미세화를 넘어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여러 반도체를 효율적으로 연결하는 첨단 패키징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 특히 차세대 유리기판(Glass Substrate)은 높은 평탄도와 안정성을 바탕으로 반도체 집적도와 데이터 전송 효율을 개선할 수 있는 기술로 주목받는다.
- 인텔을 비롯해 국내 삼성전기, SK앱솔릭스, LG이노텍 등이 관련 기술 개발과 사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2028년 양산을 목표로 고객사 평가를 진행 중이다.
- 다만 유리기판이 실제 AI 데이터센터의 비용 절감과 성능 개선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고객사 인증, 양산 수율, 제조 원가, 제품 신뢰성을 입증해야 한다.
글로벌 빅테크, AI 인프라 투자 확대…전력·냉각 비용·수익성 확보 과제
AI 반도체 경쟁, 칩 미세화 넘어 첨단 패키징으로…유리기판 부상
유리기판, 고객사 인증·양산 수율이 관건…성능·원가 경쟁력 입증해야
글로벌 기술기업들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 경쟁이 확대되면서 차세대 반도체 기술이 데이터센터 산업의 경쟁 구도를 바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아마존 등 글로벌 클라우드 사업자들은 AI 서비스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인프라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이에 AI 데이터센터 건설에 필요한 전력과 냉각 설비,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확보 비용이 커지면서 투자 대비 수익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유리기판(Glass Substrate)을 비롯한 차세대 반도체 패키징 기술이 AI 서버의 성능과 전력 효율을 개선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유리기판이 상용화돼 차세대 AI 가속기의 데이터 전송 효율과 집적도를 높인다면 글로벌 데이터센터 사업자들의 서버 도입 전략에도 변화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 글로벌 빅테크, AI 인프라 투자 확대…수익성 입증이 과제 = AI 산업의 성장과 함께 글로벌 기술기업들의 데이터센터 투자도 확대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클라우드와 AI 서비스 확대를 위한 데이터센터 인프라에 투자하고 있으며, 구글 역시 자체 AI 반도체와 클라우드 인프라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아마존웹서비스(AWS)는 자체 AI 반도체와 클라우드 서비스 인프라를 통해 AI 연산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경쟁의 초점은 컴퓨팅 자원을 얼마나 많이 확보하느냐에서 주어진 자원으로 얼마나 효율적으로 연산을 수행하느냐로 확장되고 있다. AI 모델의 학습과 추론에 필요한 비용, 전력당 연산 성능, 메모리와 프로세서 간 데이터 전송 효율 등이 데이터센터(DC) 운영의 경제성을 좌우하는 주요 변수로 꼽힌다.
클라우드 사업자에게 연산 효율은 수익성과 직결된다. 같은 전력과 서버 자원으로 더 많은 작업을 처리하면 추가 설비 투자 부담을 줄이면서 서비스 제공 능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자체 AI 반도체 개발과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최적화가 함께 추진되는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데이터센터를 직접 구축·운영하거나 시설을 임대하는 사업자에게는 전력 확보와 냉각 설비 구축이 핵심 과제다. 부지와 건물을 확보하더라도 필요한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지 못하면 서버 증설에 제약이 생긴다. 전력망 연결과 변전시설 구축에도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드는 만큼, 기존 인프라의 활용도를 높이고 냉각·전력 관리 효율을 개선하는 기술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결국 AI 인프라 경쟁은 데이터센터 규모를 확대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전력과 설비 투자 대비 얼마나 많은 연산을 제공할 수 있는지를 입증하는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차세대 반도체와 패키징 기술, 서버 시스템 최적화가 실제 운영비 절감과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향후 경쟁력을 가를 관전 포인트다.
류재철 LG전자 최고경영자(CEO)는 20일 링크드인에 올린 글에서 "DC 자원으로 얼마나 많은 컴퓨팅 성능을 낼 수 있느냐가 핵심"이라며 “냉각은 자체 에너지 소비를 줄일 뿐만 아니라 인공지능(AI) 연산에 더 많은 전력을 공급함으로써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AI 데이터센터의 핵심 제약 요인으로 전력과 물, 공간을 꼽으며, 제한된 자원으로 얼마나 많은 연산 성능을 구현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칩 미세화 넘어 첨단 패키징으로…유리기판 상용화 주목 = AI 반도체 성능 경쟁은 칩 자체의 미세화를 넘어 여러 반도체를 하나의 패키지로 연결하는 첨단 패키징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GPU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주요 구성 요소를 효율적으로 연결하는 기술이 중요해지면서 패키지의 크기와 배선 밀도, 전력 공급, 열 관리 역량도 핵심 경쟁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유리기판은 기존 유기 소재 기판보다 평탄도가 높고 열적·기계적 안정성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를 활용하면 대면적 패키지에서 미세 배선을 구현하고 여러 칩을 고밀도로 연결하는 데 유리하다. 이에 다수의 연산 칩과 메모리를 연결해야 하는 AI 가속기 분야에서 차세대 패키징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인텔의 유리기판 개발 및 상용화 추진 상황에 관심이 쏠린다. 인텔은 유리 코어를 적용한 기판 기술을 개발해 대면적 패키지의 안정성을 높이고, 더 많은 칩과 부품을 집적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다만 실제 제품 적용과 양산 시점은 기술 검증과 사업화 진행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국내에서는 삼성전기와 SK앱솔릭스, LG이노텍 등이 유리기판 사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세종사업장에 파일럿 라인을 구축해 고객사 샘플 평가를 진행하고 있으며, 2028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유리 내부에 미세한 구멍을 형성하는 유리관통전극(TGV), 금속 충진, 표면 가공 등 핵심 공정 기술을 확보하며 기존 반도체 패키지 기판에서 유리기판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유리기판의 산업적 가치는 기술적 가능성보다 실제 제품에서 성능과 비용 개선 효과를 입증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데이터 전송과 전력 효율을 높이면 데이터센터의 운영 효율과 투자 경제성을 개선할 수 있지만 이를 위해서는 제조 비용과 양산 수율, 제품 신뢰성 등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기존 패키징 방식 대비 성능과 비용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시장 확대의 관건이다.
박희철 교보증권 책임연구원은 유리기판 사업성 검증과 관련해 “목표 시점만 제시하는 로드맵은 불충분하다”며 “인증 단계와 수율 추세 데이터 공유가 주요 과제”라고 말했다. 기술 개발 성과를 넘어 고객사 인증과 안정적인 양산 능력, 원가 경쟁력을 실제 데이터로 입증해야 상용화 기대가 사업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