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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자료
[SK증권 신윤정] [매크로 COMMENT] 미국 PPI·소매판매: 매출증가보다 무거워진 비용부담
에너지가 끌어올린 물가, 생산 과정에 남은 비용 압력
9월 미국 생산자물가는 전월 대비 1.3% 올라 2022년 3월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전년동월 대비 상승률도 6.3%로 2022년 12월 이후 가장 높았다. 상품 가격은 2.6% 상승했으며, 상승분의 80% 이상이 에너지 가격 급등에서 비롯됐다. 상품 가격의 월간 상승폭은 2009년 12월 통계 작성 이후 가장 컸다. 서비스도 0.8% 올랐지만 구성별 차이가 있었다. 도·소매 유통마진과 운송·보관 가격이 상승한 반면, 이를 제외한 서비스 상승률은 0.3%였다. 식품·에너지·유통서비스 제외 지수도 전월 0.3%에서 0.5%로 상승폭이 확대돼, 직접적인 에너지 가격과 유통마진의 영향을 덜어내도 물가 부담이 남아 있음을 보여준다.
생산 과정의 비용 부담도 이어지고 있다. 1·2단계 중간수요 가격은 전년동월 대비 각각 13.5%, 13.9% 상승해 최종수요보다 빠르게 올랐다. 9월 ISM 제조업 지불가격지수도 71.1에서 77.9로 높아져 제조업체의 매입가격 상승 압력이 확대됐다. 최종 판매가격의 상승과 함께 생산 과정의 투입비용도 높아지고 있어, 물가 부담의 완화 여부를 당월 에너지 가격만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 향후 물가를 판단할 때에는 유가뿐 아니라 이러한 비용 부담이 최종 판매가격에 얼마나 반영되는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주유소에 집중된 매출 증가, 가격 전가의 관건이 된 소비
9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8% 증가했지만, 전체 증가액 약 57억달러의 71%에 해당하는 약 41억달러가 주유소 매출에서 나왔다. 반면 자동차·주유소 제외 판매는 0.2% 증가해 8월 1.1%에서 둔화했고, 컨트롤그룹도 1.2%에서 0.1%로 증가폭이 축소됐다. 에너지 가격 상승이 생산자물가와 명목 매출을 함께 높였지만, 그 이면의 지출 증가세는 약해진 것이다. 주요 조정 항목이 증가세를 유지했다는 점에서 소비 위축보다는 기조적인 지출 확대 속도의 둔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주유소 매출 확대가 가격 상승에서 비롯된 부분이 큰 만큼, 전체 판매 증가율이 높아졌다고 해서 다른 품목에 대한 구매 여력까지 개선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러한 조합은 기업의 가격 전가 여건에도 영향을 준다. 판매 증가세가 둔화하는 업종에서는 비용 상승분을 가격에 반영하기 어려워 마진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반대로 전가가 진행되면 가계의 구매력이 낮아져 다른 지출을 제약할 여지가 있다. NFIB 조사에서도 향후 가격 인상 계획은 늘었지만 실제 가격 인상 응답은 전월 수준에 머물렀고, 이익 추세는 악화됐다. 소기업 조사라는 한계는 있으나, 가격을 올리려는 의향과 이를 실행해 수익성을 방어할 수 있는 여건이 같지는 않음을 보여준다.
결국 9월 지표가 보여준 것은 물가와 소비의 동반 강세보다 에너지 부담 확대와 기조적 지출 둔화의 조합에 있다. 유가 안정은 직접적인 가격 압력을 낮추겠지만, 이미 높아진 운송·투입 비용이 뒤늦게 반영되는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반대로 수요 둔화로 전가가 제한돼도 그 부담이 기업 마진에 남을 수 있어, 소비 약화를 물가 문제의 해소로만 평가하기 어렵다. 가격 전가와 지출 둔화가 함께 이어질 경우, 연준도 물가 대응의 필요성과 긴축에 따른 경기 부담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향후에는 컨트롤그룹의 둔화가 이어지는지와 에너지·유통 요인을 덜어낸 가격 압력이 낮아지는지를 함께 점검해야 한다. 비용 부담이 완화되면서 비에너지 지출도 유지되는지가 물가 안정과 경기 둔화 위험을 가를 조건이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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